이번 2009년 가을 스모대회는 재미있었다.
일단 겸사 겸사 적어놓는 이런 저런 정보들은 뒤로 하고 결승전을 보자. (파일이 저작권 제한 걸려서 하쿠호랑 싸우기 전에 전승으로 올라와서 하쿠호에게 1패후 우승결정전에서 이겨 우승을 편집한 아사쇼류 중심의 편집본으로 바꾼다)
스모를 잘 몰라도, 아사쇼류가 얼마나 쇼맨쉽이 풍부한지 알 수 있다.
대결 전의 두 사람의 팽팽한 긴장감이나 눈싸움도 장난이 아니다.
위에서 우승 결정전을 한 두 리키시(=역사=스모 선수)는 아사쇼류 아키노리와 하쿠호 쇼다.
둘 다 몽골에서 온 사람들인데 이 둘의 기록이 어마무시하다. 일단 기본 정보(아래에 추가 정보).
아사쇼류 아키노리(朝靑龍 明德)
본명 : Долгорсүрэнгийн Дагвадорж (드르고르스렌 다그와드르지)
소속 : 타카사고(高砂)
생년월일 : 1980년 9월 27일
출신지 : 몽골공화국 울란바토르 시
키 : 184 몸무게 : 147
혈액형 : O형
68번째 요코즈나(横綱)
하쿠호 쇼(白鵬 翔)
본명 : Мөнхбатын Даваажаргал (Mönkhbatyn Davaajargal 라는데 몽골어는 모르고, 구글 번역도 안 되니 뭐라고 읽는지 모르겠다-_- 대충 뭉크흐바토 다바쟈르갈 정도 되나)
소속 : 미야기노(宮城野)
생년월일 : 1985년 3월 11일
출신지 : 몽골공화국 울란바토르 시
키 : 192 몸무게 : 153
69번째 요코즈나(横綱)
아, 하쿠호는 언듯보면 국내 연예인 중에 양배추랑 비슷하게 생겼다. ㅋㅋ
예선부터 전승으로 올라온 아사쇼류는 하쿠호에 대한 나름의 대비책을 가져온 듯 보였다. 하지만 옆으로 피해서 하쿠호를 왼쪽으로 흘려 잡치기 비슷한 기술로 이기려 했던 아사쇼류의 전략은 애당초 하쿠호의 선택지에 있었는지 제대로 잡혀서 말 그대로 내동댕이쳐서 지고 만다. 너무나 확실히 당해서 기싸움에서 밀려 피하다 패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이제 두 사람의 성적은 14승 1패로 동률.
우승 결정전을 앞두고 대기실에 들어간 두 사람은 마지막 승부를 준비했다.
그리고 우승 결정전.
이 시점에서 둘의 성적을 좀 보자.
위키에서 아사쇼류의 성적을 가져와 보면 아래와 같다.
2002년 11월 대회를 시작으로 우승을 못하는게 이상할 정도로 미친듯한 성적이다. 15전 전승 우승도 심심치않게 보인다. 말이 15전 전승이지 전성기의 아사쇼류는 컨디션이 좀 나빠야 2패 정도 할 뿐이다.
하지만 2007년 말, 일본 사람들이 싫어하는 '예의 없고 경우 없는' 언행 때문에 출장정지를 먹고 살짝 슬럼프 아닌 슬럼프. 그리고 이어진 부상으로 전성기는 끝났나 싶었다.
거기다 아사쇼류가 부진할 때 치고 올라온 하쿠호는 2006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여 아사쇼류가 우승하지 못한 대부분의 대회를 우승한다. 전적을 보더라도 2008년 중순부터 아사쇼류는 하쿠호의 상대가 아닌 듯 보였다.
두 명의 요코즈나가 맞붙은 결승전에서 아사쇼류는 바로 전의 패배를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울법한 박진감 넘치는 투지로 하쿠호를 메다 꽂아 버린다. 그리고 자신의 생일에 24번째 우승을 가져간다.
일본의 스모는 연 6회 홀수달에 2주에 걸쳐서 대회를 한다. 1월에 도쿄를 시작으로 3월 오오사카, 5월에 다시 도쿄, 7월에 아이치현의 나고야, 9월에 다시 동경, 그리고 11월에 후쿠오카현의 후쿠오카에서 대회가 개최된다.
연간 최대 6회의 우승이 가능하므로 24회의 우승은 적어도 4년, 보통 5~7년간 적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보면 되는 것. 아사쇼류의 경기를 보면 이 돌멩이처럼 단단해 보이는 140킬로쯤 되는 사람이 250킬로 거구를 번쩍 번쩍 들어 내동댕이치는데 묘한 쾌감이 있다.
스모역사에서 요코즈나(
横綱)는 400여년동안 69명이 존재하는데 그 가운데 20회 이상 우승한 사람은 6명 밖에 없을 정도다. 참고삼아 실력을 바탕으로 적어놓는 몇몇 요코즈나와 특징(?)은 다음과 같다.
谷風梶之助 (타니카제 카지노스케 1789年11月 - 1794年11月): 4대 요코즈나로 63연승 후 43연승을 기록.
우승은 21회, 49개 장소에서 258승 14패 16분 16예 5무 112휴
. 승률 9할 4푼 5리. 189센치 169킬로.
双葉山定次 (후타바야마 사다시 1938年1月 - 1945年11月): 35대 요코즈나로 69연승(최다 연승임)과 우승 12회(그 가운데 전승 우승이 8회). 총 31개 장소에서 276승 68패 1분 33휴. 179센치 128킬로. 활동 연대를 보면 알겠지만 일제시대 말 얼마나 엄청난 인기였을지는-_- (별명이 불세출의 요코즈나, 스모의 신이라고 불렸음)
大鵬幸喜 (타이호 코오키 1961年11月 - 1971年5月): 48대 요코즈나로 우승 32회로 최다승. 그 가운데 6연패가 2회. 45연승(역대 2위). 전후 최강의 요코즈나라고 불림. 통산 872승 182패 136휴로 승률 8할 2푼 7리. 187센치 153킬로.
北の湖敏満 (키타노우미 토시미츠 1974年9月 - 1985年1月): 55대 요코즈나로 최연소 요코즈나. 우승 24회. 32연승. 1978년 연간 82승은 2005년 아사쇼류가 연간 84승 하기 전까지 기록이었음. 스모가 연간 6회 하니까 1년 6회를 따지면 1977년 9월~1978년 7월로 따져서 85승 5패로 2008년 7월~2009년 5월의 85승 5패랑 같음. 통산 951승 350패 107휴. 179센치 169킬로.
千代の富士貢 (치요노후지 미츠구 1981年9月 - 1991年5月): 58대 요코즈나로 183센치 127킬로의 다소 왜소한 체구(체지방률 10.3%)로 거의 전설급의 기록을 세움. 총 31회 우승으로 타이호 코오키에 이어 역대 2위. 통산 1045승으로 승수 역대 1위(437패 159휴). 53연승. 통산 승률은 7할을 간신히 넘지만 요코즈나 시절에는 625승 112패 137휴로 8할 4푼 8리의 승률.
넣을까 말까 고민한
曙太郎 (아케보노 타로 1993年3月 - 2001年1月)... 미국 하와이 출신으로 외국인 최초의 요코즈나로 64대째. 203센치 현역시절 233킬로의 거구로 우승 11회. 통산 654승 232패 181휴.
貴乃花光司 (타카노하나 코우지 1995年1月 - 2003年1月): 65대 요코즈나. 우승 22회. 30연승. 현역 시절에 아사쇼류랑 두 번 싸워 두 번 다 이긴 전적이 있음. 일본 스모협회에 대해서 이런 저런 비판을 해서 경고를 받은 전력이 있음. 통산 794승 262패 201휴. 185센치 154킬로(현재 85킬로 수준)
위는 다 은퇴한 사람들이거나 역사속의 사람들이고 아래는 현재 진행형인 사람들.
그럼 아사쇼류와 하쿠호를 보자.
朝青龍明徳 (아사쇼류 아키노리 2003年3月 - 현재): 몽골공화국 울란바토르 출신으로 집안 자체가 격투가 집안으로 유명하다. 형 두 명중 한 명은 레슬링 선수출신의 종합격투가, 다른 한 명은 프로레슬러라능;; 일본 성은 고등학교 시절에 신세를 진 청룡사에서, 이름은 출신 고등학교인 明徳義塾高等学校()에서 따왔다고 한다. 1980년 9월 27일생으로 184센치 147킬로의 크지 않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힘과 스피드, 그리고 재치있는 경기운영으로 2009년 9월 28일 현재 우승 24회를 거뒀다. 최다 연승은 35연승. 그리고 2004년 11월~2005년 11월 사이의 7연패(連覇)는 스모 역사 최초. 우승 횟수는 이번에 이겨서 24회(전승 우승 5회 포함)가 되면서 키타노우미 토시미츠와 함께 동률 3위가 되었다(참고:타이호 코오키의 32회, 치요노후지 미츠구의 31회). 2005년에 84승 6패로 연간 최다승 기록도 가지고 있다. 드물게 왼손잡이. 한 팔로 52.5kg의 덤벨을 들어올리는 괴력.
白鵬翔 (하쿠호 쇼 2007年7月 - 현재): 역시 몽골 출신으로 몽골이름 Мөнхбатын Даваажаргал은 월요일의 행복이라는 뜻이란다. 192센치에 153킬로. 현재 우승 11회. 최다 연승은 33연승. 아사쇼류보다 5살 어리니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아사쇼류와의 대전은 근소한 차로 패가 많지만 최근것만 따지면 승이 더 많다는 것 같다. 요코즈나가 되고난 후 8할 8푼이 넘는 승률. 생긴건 우리 나라 연예인중에 험상궂은 양배추 닮았다.
아무튼 이번 대회에는 결승때 새로 선출된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총리도 왔었고
위의 유튜브 동영상의 끝부분에 잠시 보인 금빛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은
어찌님이 좋아하시는
나카부치 츠요시(
長渕剛 <- 공식 홈페이지로 가는 링크)라고 한다.(동생이 그렇다니 그런줄...)
아무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만들고 결국 거기서 자신의 생일날 24회 우승을 거머쥔 아사쇼류. 내리막길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무색하게 하는 저 투지가 하쿠호라는 젊은 라이벌을 둔 상태에서 얼마나 더 갈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ps. 우리 나라 씨름도 엄청 재미있었을 때가 있었는데. 이만기, 이봉걸, 이준희...그리고 강호동도 대단했고.
ps2. 위 내용의 대부분은 일본 위키에서 적당히 발췌.
ps3. 일본은 실력만 좋으면 됨. 능력있으면 장땡. 근데 그건 그거고 조갑제씨의 경기 감상은
어이가 없을 뿐-_- 직접 찾아가서 트래픽에 도움 줄 필요는 없고 일본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퍼온 글을 눈 버릴 각오하고 보시길. 난 글의 결론이 저런식으로 나오는 것이 참 골때림-_-;; (스포츠가 우파문화라는 것은 어느 정도 동의하면서도 말이지)
2009년 9월 29일 작성.
2009년 11월 25일 동영상 교체. 이 시점에 아사쇼류 11월 대회에서 10전 전승, 하쿠호도 10전 전승. 큰 이변이 없는 한 두 사람이 결승에서 붙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