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관련글이지만 평소에 쓰고 싶었던 내용
즉, 창의/혁신적인 디자인과 관련된 글이라는 것을 밝히고 시작한다.
창의적(creative)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혁신적(innovative)이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어떤 것인가?
피카사에서
creative, innovative
라는 그림씨로 이미지 검색을 해 봤더니 검색 결과로 보여준 것들이다.
위가 creative, 아래가 innovative. 어떤가. Creative하고 Innovative한 것 같나?
창의적인 생각에 대해서는 꽤 오래전에 썼던 글을 링크하며 줄인다.
자, 내용이 한~~~~~~~참 바뀌어서
혁신적인 디자인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고정관념은 생각보다 굉장히 강력하다. 누군가 그것이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전에는 고정관념이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해서 고정관념이다.
고정관념은, 보던 방식으로만 보는 것이다.
위치를 바꾸지 않고 '고정'된 장소에서 항상 같은 시선으로 만물을 대하는 것이다.
슈퍼로봇물의 고전중 하나인 마징가Z를 보면 마징가Z와 연구소는 무선으로 교신을 하면서도 연구실에서는 항상 유선 전화로 통신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라디오를 통해서 무선 교신이 가능함을 알면서도 그것이 미래에 전화조차 무선으로 만들 것이라는 것은 당시에 상상력의 대가였던 나가이 고씨도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최근의 예를 들어보자. 애플에서 최근에 나오는 대부분의 제품은 배터리 착탈이 불가능하게 디자인 된다. 맥북 에어가 그랬고, 아이폰이 그랬다. 핸드폰은 당연히 배터리 두 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 노트북 배터리는 당연히 착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고정관념'이었음을 보여줬다.
이벤트 신청용 글이기도 하니 이제 LGE의 XCANVAS의 새 모델군 BORDERLESS를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TV에 대한 고정관념 하나를 알아보자.
바로 얼마 전만 해도 우리는 TV하면
화면+스피커+조작부
를 생각했다.
화면 옆에, 혹은 양 옆에, 또는 아래에 달려있는 스피커와 조작부가 달려있는 모습이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했던 TV이다.
이 TV에서 조작부가 감춰진 것은 '리모콘'이 나오고 나서야 가능했고, 스피커가 사라진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그렇게 조작부와 스피커가 사라지고 나서도 TV에 여전히 남아있으면서 다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바로 '틀'이다.
액자를 떠올리면 알 수 있듯, 사람들은 어떤 화면이 '틀' 안에 있는 것에 대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봐 왔던 TV 뿐 아니라 핸드폰, 노트북, 전자사전 등, 화면이 달린 모든 전자제품은 언제나 틀이 있었다. 그러니 TV에 틀이 없다면? 이라는 생각은 말 그대로 고정관념을 타파하지 않으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심지어 우리 나라에서 그리도 자랑스러워하는 백남준님의 비디오 아트 작품을 보면서도 TV에 있는 틀이 없다면...이라는 생각을 깊이있게 생각한 사람들은 거의 없다.
화면에 있어서 '틀'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고정관념.
자, 누군가
TV에서 틀을 없애면 어떨까?
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한 질문을 바탕으로 혁신적으로(?) 멋지게 디자인 했다고 치자.
여기서 혁신적인 디자인을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가 튀어나온다.
디자인의 아이디어만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라고 해당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냐 하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 현재 혹은 아주 가까운 미래에 실현이 불가능한 디자인은 산업디자인에 있어서는 아무 소용이 없는 디자인이다. 쿨한 디자인은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다. 6인치 듀얼 멀티 터치 스크린에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가능하며 주변 기기와 무선으로 스마트하게 통신하고 두께는 1cm도 안 하고 무게는 200그램 미만의 전자수첩 디자인은 누가 못하겠는가. 하지만 거기에 '실현 가능성'을 조건으로 걸면 90% 이상의 디자인은 바로 휴지통이고 남은 디자인의 90%는 아마도 다음을 기약하며 반려될 것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은 아이디어가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라고 나오는 것은 아니다. 물론 아이디어에서 모든 제품의 기획과 개발과 양산이 시작되는 것은 맞지만 산업 디자인은 생각보다 많은 제약 사항이 붙는다. 심지어 아무리 멋진 제품도 제조하는데 너무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면 채택되지 않을 정도다. 대학원 세미나 시간에 듣기로는 제품 조립시 사용하는 나사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서도 개발 완료된 제품의 양산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한다.
혁신적인 디자인, 그리고 창의적인 제품 아이디어는 그 안에 숨은 기술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 기술력을 드러내어 뽐내지 않는 것이 '자신감'이자 '센스'다. 해당 디자인이 실제 모습으로 만들어지기 전에 필요했던 설계와 구현 관련 기술, 그리고 사용된 신기술은 사용자가 알 필요가 없으면 감추는 것이 미덕이고 그것이 요즘 마케팅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현재의 기업 현황에서 스펙 위주의 사고방식은 다소 촌스럽다. 이미 cpu의 클록 경쟁은 몇 년전에 마무리가 지어졌고, 값싼(?) 메모리 덕분에 메모리와 저장장치의 용량 비교도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의미가 아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스펙으로 따지면 애플의 아이폰 성능은 세계 유수의 핸드폰 제조사와 비교하기 민망하다. 사용자가 동작시키는데 '체감'할 수 없는 스펙 비교는 무의미하다. 오히려 더 높은 스펙을 갖는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에 따라 객관적인 성능 평가에서 더 뒤질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하드웨어의 스펙으로 '성능'을 비교하려고 하는 시도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심히 촌스럽다.
마하반야가 생각할 때,
좋은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의 혜택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첫째는 공간이다.
경박단소로 대표되는 공간의 이득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같은 성능이라면 더 작고 더 가벼운 디자인 컨셉은 미덕이다. 이것은 모바일 단말에서 특히 강력하지만 상대적으로 큰 대형 가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겉보기 크기에 실제적인 용량 증가
예를 들면, 같은 크기의 냉장고가 더 많은 용량을 보관할 수 있다거나, 같은 부피의 TV가 더 큰 화면과 더 강력한 사운드를 뽑아낼 수 있다면 이것은 그것만으로 사용자에게 이득이다. 생각해 보라. 40인치 이상의 브라운관 TV를. 앞뒤로 1m가 넘는 TV를 화면이 크다는 이유로 사용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둘째는 품격이다.
디자인만으로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다. LGE의 프라다폰이 히트를 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품격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명품'이라는 컨셉이 대표적이지만, 꼭 명품이 아니더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은 쿨하다라는 것을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은 사용자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그것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게 한다.
셋째는 편리함이다.
편리함이란 사용자에 따라서 다르게 느낄 수 있지만, 처음 사용하면서 '학습'이 필요 없고, 사용하면 할 수록 편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본인은 구(舊)하나로티비의 인터페이스에 대해서 제조사측에 그 불편함을 얘기하고 수정하도록 한 전력이 있다. 좋은 인터페이스를 통한 사용의 편리함은 디자인을 할 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사항이다. 이것이 제공되지 않는 디자인은 그저 겉으로만 그럴 듯한 디자인으로 알맹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보더리스 TV에서 사용한 드러나지 않는 기술력은 무엇이 있을까?
일단 제조방법이 기존 TV와 다르다. 틀이 없이 화면만 드러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구태한 공정을 버려야 한다. 기본 LCD TV의 경우 패널을 틀이 '고정'하는 식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그 고정을 위한 틀이 없어지면 생각보다 까다로운 제조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위에서도 간단하게 언급했지만 제조방식은 '양산'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이슈이며, 그렇기 때문에 고정관념을 타파한 디자인도 이러한 기술력이 뒷받침 되지 못해 양산 가능성이 희박해지면 사용자에게 선보일 수 없게 된다. 이미 양산형 모델인 보더리스 TV의 경우 이 사소해보이는 기술력의 차이는 생각보다 큰 진보이다.
LCD TV의 경우, 아니 LCD 패널을 만드는 공정의 경우 우리 나라가 비교우위에 설 수 있었던 이유의 하나는 그것이 '반도체 공정'을 기반으로 만들어 진다는 것에 있다. 조금 과장하면 LCD 패널 자체가 거대한 반도체라고 볼 수 있다. 웨이퍼에 수 백~수 천의 반도체 칩을 집적하는데 공정상 사소한 오류가 있으면 못 쓰게 되는 것 처럼, 대형 화면을 구현함에 있어서 픽셀 오류에 따른 불량은 제조 원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조립시 패널의 뒤틀림/어긋남도 그것 자체가 불량이다. 이것이 틀 없이 패널 자체가 하나의 온전한 완성작이 되기 위한 제조기술은 그 아이디어 자체가 대단한 기술이고 노하우이다.
인비져블 스피커는 최신의 LCD, PDP TV에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기술이긴 하지만 TV의 두께가 갈수록 얇아지는 현재의 기술 특성상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한 기술 노하우는 생각보다 고난이도의 하이테크이다. 틀조차 없어지면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TV가 좋은 화면만 보여주면 되는 것이 아닌 이상 이런 '소리'와 관련된 기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좋은 TV라고 부르기 힘들다.
혁신에 어울리는 인터페이스가 없다면 이것 또한 임팩트가 없다. 보더리스의 경우 Wii와 비슷한 모션 인식 리모콘이 적용되어 리모콘을 보다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TV 리모콘의 '고정관념'을 타파하여 이미 존재하여 게임기에서는 익숙한 기술이긴 하지만 최신의 TV, TV 리모콘 기술에 접목하였다는 부분은 높이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첨단 기능이 접목될 수록 복잡해지는 리모콘 버튼 배열을 생각하면 보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또 하나의 Break Through이다.
삼성에서 마케팅 용어로 만든 말이긴 하지만 '핑거슬림' 또한 드러나지 않는 기술 가운데 하나이다. 얇고 성능이 우수한 BLU기술과 백라이트 콘트롤 기술이 접목되지 않으면 얇은 TV(벽걸이 TV 혹은 박막TV)는 존재할 수 없다. 현재는 LED 백라이트에 의한 기술 발전으로 기술 평준화가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얇은 TV를 만들기 위한 제반 기술의 중요성이 평가절하되는 것은 아니다.
부가적인 기능(채널 브라우져)을 위한 추가 회로의 설계 역시 사용자는 인식하기 힘든 기술의 발전이다. 이는 새로운 리모콘 인터페이스로 볼 수 있는 매직모션 리모콘과 시너지를 이뤄 사용자가 보다 직관적으로 오류없이 TV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물론 직접 사용해 보지는 못했지만 Wii게임기의 콘트롤러를 다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 직관적인 동작에 기대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기대에 보답하는 추가 회로의 개발, 그리고 그것을 기존 TV기술에 접목시키는 것은 사용자가 느끼지 못할 기술 연구/개발자의 고뇌와 노력이 담겨 있는 것이다.
틀을 깨거나 없애기는 쉽지않다.
이것은
좋은 아이디어 +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력
이 없으면 이룰 수 없는 것이다.
LGE의 Borderless TV 모델군 가운데 하나인 SL90모델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타파한 꽤나 근사한 작품으로 생각한다. 최근 LG의 디자인에 대한 컨셉, 그리고 그 구현 능력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다. 그리고 그 성과가 세계 유수의 디자인 관련 어워드에서의 수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꾸준히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거기다 최근의 LG측의 '사용자'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다른 제조사와 비교하여 매우 진지하고 적극적이다.(간혹 좀 어이 없는 경우를 보기도 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단계의 사소한 시행착오로 귀엽게 봐 주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사용자와 시너지를 이뤄 보다 훌륭한 제품을 더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ps1. 해당 글을 트랙백하면서 트랙백이 전송되지 않는 것 처럼 나오는 오류로 인해서 여러 차례 시도한 결과 중복된 트랙백이 게시판에 여러 개 등록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운영자님의 넒은 아량이 있기를 바랍니다.
ps2. 본 포스팅은 LGE의 엑스캔버스 Borderless TV 모델군의 SL90과 관련한
이벤트 참가를 목적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실제로 해당 TV를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개된 일부 정보와 마하반야의 전공과 관련해서 보고 들은 풍월을 바탕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보다 자세한 상황은 이벤트에 당첨이 되지 않으면 객관적으로 기술할 자신이 없습니다.
본 글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혁신적인 디자인은 일단 좋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하고
좋은 아이디어는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것에서 시작하며
해당 디자인의 산업적 가치는 해당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드러나지 않는 기술력에 달려있다.
라는 것입니다.
보더리스 TV의 경우 극단적으로 매우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그것이 '고정관념을 타파 했다'라는 부분에 있어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으며, 플러스 알파로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다양한 신기술의 접목을 통해 구현하였다(매직 모션 리모콘, 채널 브라우저 기능)는 것을 좋게 평가합니다. 이를 통해 위에서 언급한 좋은 디자인이 사용자에게 주는 세 가지 혜택을 모두 주고 있다고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이벤트에 당첨될 확률은 대략 34:1의 확률이지만, 운이 좋아서 당첨이 된다면 제품 사용기를 통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더 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벤트 당첨이 안 된다면...뭐, 좋은 디자인에 대한 나름의 생각 피력으로 이 포스팅은 끝....입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