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Geek할지 모르고 Nerd스러울지 모르지만 알아둬서 손해볼 것 없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올 때 잘난척(?)할 수 있는 아주 짧은 포스트. (마하반야도 어딘가에서 보고 들은 내용이지만 쓸 때는 딱히 레퍼런스 없이 씀. 본인의 기억력의 한계로 권위를 가진 정보로 인용하면 곤란하지만 가벼운 대화에서는 써 먹을 있는 딱히 틀린 소리 없는 내용임)

인간은 왜 살찌는가.


아니 '현대의 문명인'은 왜 살찌는가.

인간은 근현대의 일부 제한된 지역의 제한된 인간들을 제외하면 항상 굶주려 왔으며, 인류에게 있어 가장 큰 고통은 '먹을 것'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 힘들게 구한 먹을 것을 편히 먹을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왕이나 귀족의 반열에 오르더라도 맛난 음식을 먹기란 하늘의 별따기였고, 심지어 미개했던(?) 중세 이전의 유럽은 향신료가 없어서 누린내 팍팍 나는 고기를 먹거나 발효도 제대로 안 된 퍽퍽하고 딱딱하고 씁쓸한 빵을 먹었을 뿐이다. 인간은 항상 굶주려 있었고, 따라서 항상 열량(단백질과 탄수화물)과 비타민이 부족한 상태로 근근히 살고 있었다.

그래서 인간은 진화하기를

'단 것'

이라면 일단 섭취하고 보자!!!
라는 아주 간단하고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DNA에 프로그램하기에 이른다.

일단, 단 것은 과일로 따지면 신선한 것이고, 곡물로 따지면 열량이 풍부한 것이며, 고기로 따지면 '지방'과 '아미노산'과 관련된 것이다. 아주 훌륭한 맛이지.

즉, 말 그대로 먹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것'이다.

자연에서 '단 것'은 반드시 먹어둬야 하는 '좋은 것'에 그치지 않고 먹어두지 않으면 손해보는 것이다. 과일은 달 때 먹어두지 않으면 곧 썩어 못 먹게 되고, '술'처럼 발효시킨 것도 감칠맛과 단맛이 최고일 때 먹어두지 않으면 독이 되며, 고기는 단 맛이 날 때 먹어두지 않으면 썩어서 배탈이 난다.

그러니 어쩌겠어.

입에 달다 => 먹을 수 있는 한 먹어두기

이건, DNA에 프로그램된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이다.

인간이 사탕수수나 사탕무에서 설탕을 추출할 수 있게 된 이후 '설탕'에 얼마나 환장을 했는지 보면 이 본능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 어린 시절에 설탕보다 100배는 달다는 사카린이 얼마나 '멋진' 음식물 첨가제였는지는 안 봐도 뻔한 거다. '단 것'이 나쁠리가 없는 거다.

그러다...

시대가 바뀌어 아직도 지구의 상당한 지역이 기아로 허덕이지만 일부 지역은 먹을 것이 풍족하게 되었다. 인간은 아직 '단 것 = 좋은 것'의 프로그램에 예외 처리를 두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혹은 예외 처리가 있는 DNA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하나)

먹을 것은 풍부한데 '단 것 = 좋은 것'이라고 원초적 본능이 꿈틀거리니, 어쩌겠는가.
먹어야지.
이건 똥이 마려우면 화장실 가서 똥누는 것이랑 큰 차이도 없는 본능이다.(지저분한 예는 좀 미안하다)

그래서 본능에 충실한 인간들은 단것을 자꾸만 입에 가져가서 열심히 삼킨다. 먼 옛날, 굶주림이 일상 다반사였을 우리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단것 = 좋은 것'이라고 잘 프로그램된 사람이 살아남았을 테니 현생 인류의 대부분은 '아직까지는' 원초적 본능에 충실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왜 다이어트가 그리 힘든지 아시겠는가?

이건 굶주림의 역사가 인류에 새겨놓은 유서 깊은, 거부하기 힘든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단 것(맛있는 것)이 있으면 먹어둬라.

얼마나 단 것에 사람이 사족을 못쓰냐 하면 '마시멜로우 테스트'라는 것을 해서 참을성 혹은 자기 절제력을 테스트 한다.


근데, 여기서 반전이라면 반전!!!

지금까지는 그래, 단 것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들이 살아남기 유리했다고 치자.
하지만 이것이 계속 그럴까?

인류의 진화 방향을 보건데 잉여의 시대를 사는 현대 문명인들은 이제 '단 것'에 둔감한 사람들이 성공하여 살아남고 있다. 단 것(설탕이 든 것을 포함하여 기름이 들어있는 것들은 대부분 다 달다)을 본능 수준에서 억제하는 사람들이 그 '타고난 절제력'을 바탕으로 사회에서 승승장구 하는 것이다. 단 것을 너무 탐해서 뚱뚱한 사람들 보다 더 좋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더 좋은 기회를 잡고, 더 좋은 배우자를 선택할 기회를 갖고, 보다 더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에도 걸리지 않을 확률이 높아 더 오래 생명을 유지한다. 대부분의 생물들은 살이 찌면 수컷은 암컷화되고 암컷은 수컷화되는 경향마저 있다. 이것은 생식에도 매우 불리하다.

앞으로 100년, 200년 정도 후에는 현대 문명이 앞으로 계속 발전한다는 가정 하에, '단 것'에 둔감한 사람들이 주로 살아남아 '단 것'에 둔감한 유전자를 후세에 남겨서 식탐이 적은 사람들이 대다수인 세상을 만들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과잉섭취에 의한 범 지구적 영양 불균형도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

ps. 이 시리즈는 생각 날 때 정말 가볍게 쓰는 것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길-_-


2009년 7월 31일 작성.
2010년 6월 16일 눈에 확 띄는 오탈자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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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글은 안 씁, 아니 못 씁니다. 읽고 '이런 생각하는 놈도 있구나. 뭔가 좀 이상하지만 그럴듯해' 정도가 원하는 바입니다. 우호댓글 환영. 비판댓글 환영. 비난댓글 삭제. 관련 트랙백 환영(답방 100%). 추천은 땡큐. 링크 권장. 저작권은 지키려고 '매우' 노력함. UCC/CCL 콘텐츠 포함하지만 인용 및 유머 수준으로 사용. 뒷통수치는 고소고발 재수없음. 본 글은 마하반야에게 저작권 있습니다만 비영리를 전제로 상식적인 인용/발췌는 OK입니다

  1. 지킬이 2009/08/01 13:21 답글수정삭제

    헐.. 절제력, 전 살아남기 힘들듯....
    단게 너무 좋아요.ㅠㅜ
    단거 싫어하는 사람을 이해를 못함....ㅠㅜ

  2. 부두인형 2009/07/31 08:59 답글수정삭제

    설탕 보기를 돌 같이 하라! 돌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겠지만;; ㅋ

  3. 궁시렁 2009/07/31 10:08 답글수정삭제

    단 것도 어느 정도껏.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어느덧 기피하는 제 모습에 깜놀하게 됩니다 ㅎㅎㅎ

  4. cANDor 2009/07/31 19:40 답글수정삭제

    이게 나이가 들면,,, '단거'가 'dan-ger'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슬슬 자제가 된다죠.
    단지,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대책없이 땡기기도 하지만,,,
    그러고 보니, 돈 주고 도넛 안 사먹은지가 한 삼백년=_=?!

  5. 날씬이가 되기 위한 30일간의 약속

    Tracked from 짭짤한 인생 2009/08/12 19:48

    제 여친을 위해.. 찾은 내용인데.. 클리앙에도 아름다움에 관심이 있는 분이 많을거 같아서.. 공유하고자 올립니다. 그냥 긁어온거니... 질문은 삼가해주세요... ㅡㅡ;;(저도 배둘레 햄입니다. ㅋㅋ) 그럼 시작합니다. -------------------------------------------------- 1. 날씬이가 되기 위한 30일간의 약속 -------------------------------------------------- 날씬해지기..

  6. 연님 2009/10/06 21:08 답글수정삭제

    근데 전체적으로 식탐은 남성보다 여성이 좀더 강한 것 같아요.
    이건 혹시 2세까지 2중으로 먹여 살리기 위해 프로그래밍된 본능일까요..? :D

    • mahabanya 2009/10/07 12:12 수정삭제

      오...그러고 보니 그럴듯 합니다.

      오랜 진화의 과정속에 남자들은 사냥을 위해 몸이 둔하면 안 되니 식탐이 덜하도록, 여자들은 보다 안전한 곳에 있으면서 아이들을 기르니 그런 경향(?)이 생긴 것일지도.

      그리고 남자가 살이 찌면 여성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원인과 결과가 바뀐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겠군요.

  7. super freak 2009/11/13 21:10 답글수정삭제

    단 것보다 지방이 많은 것이 더 인류를 살찌게 하는 요인 인 듯 합니다! 사탕보다 초콜릿이 더 좋은 것처럼. 확실히 이분의 일 마요네즈는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더군요! 다이어트를 해 본 여자들은 알거야!!

    • mahabanya 2009/11/14 04:34 수정삭제

      수능 잘 치셨나요? 한 동안 프리~ 하겠습니다^^

      사실 '지방' 자체가 단 맛이에요^^
      삼겹살의 지방이 녹으면서 특유의 단 맛이 나는 거구요
      유지방이 우유의 맛을 좌지우지 하는 거구요
      스테이크의 맛도 지방이 녹으면서 단맛이 우러나오는 것이지욤.
      튀김이나 전이 맛있는 것도 다 '기름'이라는 지방 때문이고^^

      사람이 느끼는 단맛은 대부분이 탄수화물과 지방 때문에 만들어집니다. 고로 딱히 지방을 언급하지 않아도 '단 것'이라고 하면 살찌게 만드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합지요.

  8. THE TI GROUP 2010/06/16 22:22 답글수정삭제

    저는 이게
    TV프로그램에서 워낙에 맛기행, 맛집, 요리강좌~
    엄청나게 해 대는 통에

    문화코드 탓이라는 생각에 메여있었는데,

    완전히 남 탓하고 있었는데
    유전적인 문제였다니...완전 제 탓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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